최근 SNS를 달군 두 가지 웨이팅 전쟁에 저도 참전했습니다.
바로 없어서 못 판다는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와 대전의 명물 ‘성심당’ 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다행히 성공했습니다. 옆동네에 가장 유명한 두쫀쿠 가게에서 두쫀쿠를 손에 넣기 위해, 그리고 성심당의 딸기시루와 빵을 사기 위해 2시간 가까이 웨이팅을 기꺼이 견뎌냈으니까요. 추위와 싸우며 기다렸지만, 양손 가득 들린 쇼핑백을 보며 일종의 전율마저 느꼈습니다.

이 귀한 전리품은 친구들의 집들이와 가족 모임으로 향했습니다. 반응은 매우 좋았습니다. 이 귀한 걸 어떻게 구했냐며 환호했고, 다른 어떤 선물보다 반가워하며 저의 수고로움에 감동했습니다. 돌아서서 생각해보니, 저는 희소성과 정성이 상대에게 완벽하게 전달되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가정을 하나 해봤습니다..
'‘만약 제가 이 선물을 유행에 무관심하거나 단것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주었다면 어땠을까요?'
단것을 싫어하는 어른께 두쫀쿠는 그저 ‘‘달고 끈적거리는, 처치 곤란한 과자’일 뿐이고, 성심당을 모르는 빵을 싫어하는 분께 거대한 딸기시루는 ‘냉장고 자리만 차지하는 무거운 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분들에게 제가 감내한 웨이팅은 감동의 요소가 아니라, '이것 때문에 굳이 그 고생을?'이라는 의문의 대상이 될 뿐입니다. 받는 사람의 니즈가 부재한 곳에서 공급자의 노력은 철저히 외면받기 마련입니다.
여기서 조직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기업이 구성원을 위해 복지와 보상 제도를 기획하며 엄청난 리소스를 쏟아붓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착각에 빠집니다.
'내가 이 제도를 기획하고, 예산을 따내고, 야근하며 열심히 준비했으니 좋아하겠지?'
냉정하게 직원들은 담당자의 그 '고생' 자체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구성원에게 중요한 건 '그래서 이게 나한테 무슨 도움이 되는데?'입니다. 우리가 며칠동안 준비해 온 회심의 복지가 직원들에게는 그저 달기만 한 '두쫀쿠'처럼 억지스러운 혜택으로 느껴지고 있지는 않을까요?

그래서 작년 연말, 저는 이 공급자 마인드를 탈피하기 위해 실험적인 시도를 했습니다.
통일된 연말 선물을 지급하는 행정 편의를 버리고, <랜덤 산타> 제도를 도입한 것입니다.
- 1:1 랜덤 매칭: 전 직원이 무작위로 서로의 산타가 됩니다.
- 철저한 취향 탐색: 각자 자신의 취향을 공개하고, 산타는 예산 내에서 상대에게 '딱 맞는' 선물을 고민합니다.
- 정성의 시각화: 물건만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손편지와 포장으로 마음을 더합니다.
- 동기 부여: 가장 센스 있는 선물을 한 직원에게는 회사 차원의 포상까지 더했습니다.
획일적인 선물보다 만족도가 훨씬 높았습니다. '누군가 나를 위해 고민했다'는 사실에 감동하고, 서로의 취향을 파악하며 조직의 온도는 높아졌습니다. 단순히 물건을 구매해 나눠주는 보급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설계했기에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HR의 진정성은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생색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그 시간, 그리고 여러분의 치열한 기획이 헛수고가 되지 않으려면 기억해야 합니다. 그 줄의 끝에 있는 직원이 '두쫀쿠'와 '성심당'을 원하고 있을 때만 여러분의 땀방울은 가치를 발합니다.
여러분은 구성원에게 '자기만족'을 선물하고 있나요, 아니면 '진짜 마음'을 전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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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우리 회사는 참여가 저조할까?
https://www.offpiste.ai/articles/왜-우리-회사는-참여가-저조할까-897
2) 감히 쓰는 손차박 논쟁 : 누가 더 위대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