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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nd of Headcount Growth

The End of Headcount Growth

사람을 더 뽑는 것은 더 이상 성장 전략이 아니다.
채용조직설계인사기획리더임원CEO
성식
윤성식Nov 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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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 이상 ‘많은 사람’이 답이 아니다

스타트업의 성장 공식은 오랫동안 단순했다. 매출이 늘면 사람을 뽑는다. 더 많은 인력은 더 많은 실행과 결과를 낳고, 이는 다시 성장을 견인한다. 하지만 이제 이 공식은 작동하지 않는다. 우리는 더 이상 '사람 수'로 성장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출처 :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연공편향(seniority-biased) 기술변화를 중심으로, 한국은행(2025.10)

한국은행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22.7월~25.7월) 청년층(15~29세)의 일자리는 21만 개가 줄었고, 그 중 98.6%가 AI 고노출 업종이었다. 이는 단순 반복 지식 노동을 중심으로 AI가 빠르게 주니어 레벨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50대 이상 고용은 늘어났다. AI는 단순히 사람을 줄이지 않는다. 상대적인 단순 지식노동, 자동화가 가능한 업무를 중심으로 ‘특정한 역할'을 줄인다. (5년 전만 비교해보더라도 업무에 필요한 자료조사의 영역은 AI가 아니라 신입이나 인턴이 했었다.)

조직은 이 변화 앞에서 두 가지 선택을 강요받는다. 여전히 사람 수로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조직설계의 관점에서 문제를 다시 정의할 것인가.


2. 엔트리 레벨은 사라지는가

스타트업의 시작은 대부분 소수의 팀으로 시작된다. 정제되지 않은 문제, 날 것의 시장, 빠른 의사결정. 이 시기의 팀은 누구나 전방위로 일하고, 배워가며 구조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스케일업 단계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엔트리 레벨이라는 포지션을 만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제 엔트리 레벨은 AI가 먼저 도달하는 자리다.

자료 정리, 문서 초안, 회의 요약, 기획서 초안. 우리가 "주니어에게 시키던 일" 대부분은 AI가 훨씬 빠르게, 정확하게, 지치지 않으며, 개별적인 피플 케어(피드백, 면담 등)가 없어도 해낸다. 그리고 이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국내 근로자의 63.5%가 AI를 업무에 사용하고 있다. 특히 사무관리직, 마케팅, HR, 운영, CS/CX 등 정형화된 반복 지식 업무에서 AI 활용률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도구의 진화가 아니다. 엔트리 레벨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이제 주니어는 'AI가 만든 기본 산출물을 얼마나 빠르게 해석하고, 적용하고, 개선하느냐'로 평가받는다. 입문자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입문자의 역할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3. 작지만 강한 조직의 조건

많은 사람은 많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력이 많을수록 커뮤니케이션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의사결정의 속도는 느려지며, 책임의 경계는 모호해진다. 이른바 '성장의 역설(The Scaling Paradox)'이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13명의 팀으로 10억 달러에 인수되었고, 왓츠앱은 50명이 채 되지 않는 팀으로 전 세계 수억 명의 메시지를 처리했다. 이 조직들이 특별했던 이유는 사람이 적어서가 아니라, 역할이 명확했고 시스템이 정교했으며, 실행의 밀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작지만 강한 조직은 다음의 공통점을 가진다:

  • 사람보다 시스템이 먼저다. 시스템은 '반복 가능한 구조'를 설계함으로써 성과의 재현성을 높인다. 업무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며, 실수를 줄인다.

  • 역할보다 상호작용을 설계한다. 조직은 개인의 퍼포먼스보다 팀 간 연결의 방식에서 효율이 갈린다. 어떤 역할이든 '누구와 어떻게 일하느냐'가 성과의 70%를 좌우한다.

  • 실행보다 해석을 우선한다. 단순 실행은 AI가 한다.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관점에서 접근하며, 그 결과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가 인간의 역할이다.

  • 협업보다 집중을 중시한다. 무분별한 협업은 산만함을 낳는다. 불필요한 연동보다 핵심 과제에 몰입하는 '집중의 구조'가 더 큰 성과를 만든다.

작지만 강한 조직은 이 네 가지를 모두 설계한 결과물이다. 사람을 덜 쓰는 것이 아니라, 더 똑똑하게 설계하는 것이다.


4. 사람보다 시스템이 먼저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을 뽑는다. 하지만 종종 잊는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번째는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라는 점을. 

예를 들어, 한 SaaS 스타트업은 고객지원 문의가 급증하자 처음에는 CX팀 인력을 충원하려 했다. 그러나 채용보다 먼저, 문의 분류 자동화 시스템과 고객 FAQ 개선, 챗봇 응대를 도입했고, 결과적으로 전체 문의량의 35%가 자동화로 전환되었다. 이후 추가 채용 없이도 고객 응대 품질은 개선되었고 팀은 더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 결국 이 조직이 해결한 것은 '사람 부족'이 아니라 '문제의 설계 방식'이었다.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자동화를 적용하고, 반복 작업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줄일 수 있다. 어떤 경우엔, 채용보다 더 빠르고 지속가능한 방법이 시스템 개선이다.

시스템, 구조가 없는 채용은 조직적인 리스크다. 인재를 선발하고 적응시키기까지는 단순히 사람을 더하는 행위가 아니라, 조직 전반의 리소스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고위험 활동이다. 검증, 온보딩, 교육, 내재화까지 모든 과정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한다. 그 과정에서 적합하지 않은 인재를 선발하거나, 조직문화에 맞지 않는 인재가 들어올 경우에는 갈등, 성과 저하, 이탈로 이어지며 또 다른 손실을 유발한다.

반면 AI는 쉬지 않고, 이직하지 않으며, 한번의 피드백으로 개선된다. 조직이 더 많은 사람을 뽑기 전에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구조와 시스템이다. 사람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재설계하는 것, 그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출발점이다.


5. 시니어의 시대가 온다

아이러니하게도, AI의 확산은 사람을 더 중요하게 만들었다. 다만 그 '사람'은 달라졌다. AI는 '무엇을 할 것인가'는 잘한다. 하지만 '왜 해야 하는가'는 할 수 없다.

복잡한 상황에서 맥락을




성식
윤성식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람, 시스템, 문화를 고민합니다.
성장과 조직문화를 고민하는 HR 담당자이자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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